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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arme Aschenbach

22.08.01[월] 본문

XX.XX.XX[X]

22.08.01[월]

드레스덴 2023. 11. 18. 00:50

  문득 그 날(22.07.21[목])이 생각났다.

 

  우리가 7개월만에 만났을 때, 오빠는 너무 오랜만이라며 우리가 11월에 봤었냐고 했다. 오빠, 우리 크리스마스에 만났잖아. 우리 마주보고 앉아있을 때 오빠가 크리스마스에 날 봐서 좋다고 말했잖아. 정작 11월에 우리의 연락 기록은 5일밖에 없었고. 크리스마스에 만났다고 말하면 오빠는 바로 기억해낼 것 같긴 했지만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말을 삼키고 12월에 봤다고만 했다.

  동대구역 앞 횡단보도를 건너면서, 우리는 소원 내기를 했던 것 같은데. 그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오빠가 이 내기에서 이기게 된다면 어떤 소원을 들어달라고 할까. 나한테 바라는 게 있긴 한 걸까. 나야말로 오빠한테 바라는 게 있기는 한 걸까. 이런 생각을 한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아무래도 나이 차가 거슬렸나보다. 나한테 오빠 소리 듣는 게 양심이 찔렸나보다. 근데 나는 오빠를 오빠라고 부르고. 그 사람보다 2살이나 더 늙었는데 말이다. 나를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아서겠지. 양심이 찔릴만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거겠지.

 

  나는 계속 오빠를 원망하고. 금요일 밤에는 오빠 때문에 눈이 팅팅 붓도록 울었어. 아무래도 비좁은 나의 뇌에는 오빠 생각이 가득 차서 다른 생각이 들어올 틈이 없어. 난 오빠 덕분에 이렇게 몸소 성교육을 받을 수 있었고, 앞으로의 나를 잘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걸레가 된 사실은 변하지 않지만.

  언젠가의 우리의 마지막 만남 때, 오빠의 입장을 저 바닥 끝까지 알고 헤어졌으면 좋겠어. 오빠가 나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내가 오빠를 어떻게 생각했을 거라 생각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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