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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arme Aschenbach

21.11.05[금] 본문

XX.XX.XX[X]

21.11.05[금]

드레스덴 2023. 11. 14. 01:37

수요일 아침에 머리 감으면서 울고

목요일 밤에 기숙사에서 벽 보면서 울고

금요일 점심에 보건실 침대에서 울고

문학 선생님은

우리의 시가 볼품없다고 하셨다.

함축성이 없다고 하셨다.

선생님, 제가 저번에 쓴 시는요?

제 시 어때요?

제 시도 볼품이 없나요?

함축성이 없나요?

저는 시를 쓰고 싶은데요

수면제가 학교에 도착했고

친구에게는 영양제라며 둘러댔다

근데

수면제가 아니었다

따졌더니 다시 보내준단다

 

이번 주 토요일 밤에 다 털어 넣고

죽으려고 했는데.

어쩔 수 없이 일주일 더 살아야겠다

11월부터 공부하겠다는 나의 계획은

산산이 무너졌고

친구는 나를 무시한다

친구는 나랑 일본 여행을 가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라고 그랬다

나는 화났다

그걸 왜 그제서야 말하려고 한 거지?

나보고 울지 말라고 했던 룸메는

자기가 고백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좋아한다고 했다

친구는 룸메를 위해서 별 짓을 다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친구가 그 아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말을 못 했다

오늘 아침에

그 좁은 복도를

나란히 걸어가며

웃고 떠드는 모습을

룸메가 봤어야 하는데.

내 뒤 동기가 쓰러졌을 때,

나는 그를 잘 몰라 그냥 돌아보고 말았다

친구는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에게 말했다

옆에 있던 애가 미동도 안 했다면서 욕을 했다

그리고 룸메로부터 들은 얘기는

내가 미동도 안 했다고 욕을 했다는 것이다

급격한 실망감.

더 죽고 싶은 마음일 뿐.

더 이상 살 이유가 없어진 거지.

난 몇 개월 전에

한 번 이러고 나서는

괜찮아질 줄 알았어.

그때 블로그를 쓰기 시작했는데

아직까지 쓰고 있다니.

이랑님은 저랑 똑같은 마음일 줄 알았어요.

근데 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니깐

환란의 세대를 못 듣겠더라구요.

몇몇 멍청한 친구들은

고려대를 붙었고

나는 더더,

더더더더더

죽고 싶어졌다.

대학에 못 붙은

똑똑한 친구는

설거지를 하며

미국을 가겠다고 한다.

한국이 싫다고 했다.

그 앞에는 멍을 때리고 있는 친구와

엎드려서 코를 훌쩍거리는 내가 있었다.

엄마한테 죽고 싶다고 하면

엄마는 무슨 반응을 보일까

두 종류의 액체로 푹 적셔진

휴지 6장이 내 앞에 있고

이른 나이에 대학 갈 생각으로

들뜬 친구들의 단톡방을

묵묵히 지켜보는

일주일 뒤에

죽을 예정인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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