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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arme Aschenbach

21.06.27[일] 본문

XX.XX.XX[X]

21.06.27[일]

드레스덴 2023. 11. 13. 19:36

1년 반 전쯤에, 그곳를 처음 다니기 시작했는데

오늘 마지막 수업을 하게 되었다.

묘하다.

그때 그곳에서 느꼈던 것들이 그저 지나가는 것들인 줄 알았는데, 오늘 다시 새록새록 떠올라서.

그땐 머리가 참 아팠고, 배도 가끔씩 아팠다.

고전역학을 하나도 모르니 그랬겠지.

전자기학을 하나도 모르니 그랬겠지.

정말 하나도 몰랐다.

모두가 패딩을 입고 그 작은 교실에서 다닥다닥 붙어서 수업을 했는데. 마스크도 안 쓰고.

오늘은 친구들이 많이 안 왔다. 여전히 작은 교실이었지만 친구들과 팔이 맞닿고 친구들의 숨결이 느껴지지는 않을만큼 널널했다. 더운 햇살이 비춰지는데 반해 에어컨을 쌩쌩 틀어 놓았다. 예전이었으면 긴장된 상태로 경직되어 앉아 있었을텐데, 오늘은 슬리퍼를 벗어두고 다리를 의자 위로 올려 아빠다리까지 했다.

마지막으로 교류회로를 배웠다. 3번이나 하니깐 이제서야 이해가 되는군.

마지막으로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불렀다. 친구들이 많이 없어서, 선생님과 눈을 더 자주 마추쳐야 했다. 오늘 오지 않아도 될 법한 친구였지만, 정이 많아 보이는 그 친구는 굳이 오늘 와서 선생님께 커피를 드렸다.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은 바로 칠판 지우개를 털러 발코니로 가셨다. 원래는 바로 가시지는 않는데. 그래서 마지막 인사를 못 하고 왔다. 원래는 인사를 드리고 나오는데.

입김이 엄청나게 나올 때, 난 뭣도 모르고 수업 중인 학원에 들어갔었다. 선생님은 수업을 잠깐 중단하고 나를 선생님 자리에 앉히고 난로를 틀어주셨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이다. 생각이 짧아서 잠깐 안 다니는 줄 알았는데, 생각을 해보니 내년에 물리를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생각을, 마지막일 거라고 못했다.

이게 정 들었다고 하는 건가보다. 그동안 그곳에, 정이 들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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