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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arme Aschenbach

22.12.11[일] 본문

XX.XX.XX[X]

22.12.11[일]

드레스덴 2023. 11. 18. 01:14

  미련을 버린다고 다짐했으면서도 그를 여러 번 생각했다. 힘이 들 땐 그가 생각났다. 얼굴을 직접 본 적도, 서로 닿지도, 내가 그에게 안겨보지도 않았는데 그에게 안기고 싶었다. 안기는 게 너무 생생했다. 안 안겨봤으면서.

  엄마는 내가 엄청난 유대감을 형성한 인간이기 때문에 엄마가 하는 말 하나하나가 나를 화나게 해. 그리고 나는 울었다. 엄마도 울었다.

  오늘은 배틀그라운드를 마저 읽었다. 아, 문보영씨도 이상을 좋아하시나요. 내가 좋아하는 시집에는 언제나 등장하는 이상. 우리가 좋아하는 이상. 그가 내뱉은 말이 너무 멋졌기에 인터넷을 뒤져서 그 말이 나온 소설을 찾아냈다. 제목은 '실화'였다. 또 읽고 싶은 책이 생겼고. 문학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더 깊이 깊이 빠져든다. 그래서 문학이 좋다. 행복하다. 이랑의 새로운 노래는 나를 그로부터 벗어나게 해서 이 문학의 세계에 빠지는 데 도움을 주었다.

  문학이 나를 살린 것이다. 작년에 자살하려고 수면제를 구했을 때는 문학을 잘 알지 못했다. 김승일 시집을 하나 새로 사서 막 읽기 시작했었고, 한국 근현대 단편소설 몇 편만 깨작거릴 뿐이었다. 이제는 읽고 싶은 책이 많다. 수면제는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하지만 버리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계속 생각 안 나도록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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